8월19일~708090 "80도시현실"은 1980년대 도시를 둘러싼 한국의 현실을 서울시립미술관 가나아트 컬렉션과 소장품을 통해 다각도로 살펴보는 전시회였다. 가나아트 컬렉션은 2001년 가나아트 이호재 대표가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한 200점의 작품군으로 1980~90년대 한국의 사회 현실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민중미술 리얼리즘 계열의 작품들을 포괄한다. 1980년대 한국 사회는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1960~70년대 고도 경제 성장을 기반으로 도시화의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시기였다. 한국은 1962년 국가주도 경제개발게획으로 시작된 산업화가 이루어지는데 그 결과 1인당 국민소득이 1980년에 이르러 20배 증가 하지만 빛나는 이면에는 사회적 문제들이 존재하였다.1960년대 중반 이후 수출중심 공업화 전략이 본격화에 따라 저임금정책이 추진되어 근로자들은 열약한 노동 조건에 처하였다. 저곡가 정책과 양곡수입이 이루어지면서 농촌 경제는 쇠락하고 이촌향도 심화되어 결과적으로 도시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서울의 급속한 인구 증가와 도시화로 인한 부작용이 심화되자 1970년대 중반 이후 인구 분산을 목표로 강남개발이 본격화 되면서 대규모 고급 아파트와 상업 시설이 건설되었다. 1986년부터 3년간 삼저호황인 유가,환율,금리의 안정으로 도시 근로자 소득이 증가되면서 중산층이 등장하였는데 이들은 편리한 생활여건을 지닌 아파트를 선호하였다. 또한 1980년대부터 적극적으로 추진된 수입 자유화와 같은 대외 개방 정책으로 인해 외국의 소비재와 문화가 수입되면서 도시를 중심으로 소비문화가 발달하게 된다. 이러한 사회의 급격한 변화와 도시화 물결 속에서 당대 예술가들은 자신만의 시각과 방식으로 다양한 작품들을 제작하였다. 이번 전시회에서 1980년대 도시를 둘러싼 현실 인식의 여러 양상을 "도시화 이면", "도시인", "도시를 넘어-생명의 근원" 세개의 소주제로 나누어 살펴보고 있었다. "도시화 이면"에서는 김정헌,신학철,이상국,전민조의 작품을 포함한것으로 도시의 난개발과 삶의 터전을 잃은 원주민들, 종 도시 문제와 빈곤,도시의 무분별한 소비문화를 포착하였다."도시인" 에서는 현대인의 삶과 정체성,소외와 불안 등을 표현한 박인철, 서용선, 오경환,오치균,이흥덕,전수천,정강자의 작품들을 통해 개인적 차원에서 도시인의 현실에 공감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도시를 넘어-생명의 근원" 에서는 도시에 대한 비판을 넘어 도시와 반대되는 개념으로서 이상화하였던 농촌과 자연을 권순덕, 김정헌,김호득,민정기,심정수,이상국의 작품을 통해 확인할수 있었다.첫째 도시화 이면 주제로 1980년대 도시화 과정에서 발생한 모순과 부조리는 당대 예술가들의 작품에서 빈번하게 표출하였다. 민중미술 1세대 소집단인 "현실과 발언"에 포함된 김정헌과 신학철의 민중미술 진영은 도시개발,외래문화 수입 무분별한 소비문화 확산에 대하여 실란한 비판을 가하였다.민중미술 운동에 가담하지 않더라도 동시대 도시에 대한 문제의식을 표출한 작가들이 다수 존재하였는데 이상국은 서민들의 고단함과 슬픔을 단순한 필치에 함축적으로 담아냈고 보도 사진 작가 전민조는 특유한 절제된 시각으로 당대인 삶과 문화를 포착하였다. 이상국(1947~2014)은 소박한 풍경과 평범한 사람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렸다. 산동네 공장지대 같은 주변부 풍경을 담아 양식적으로 동양화에 뿌리 둔 구상에서 출발하였지만 점차 대상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추상에 이르렀다. 목판화에서 독자적 양식을 확립한 그는 1979년 민중미술 진영의 "현실과 발언" 창립에 참여하다가 탈퇴하였다. 그 당시 서민들이 도시 외곽으로 쫓겨났던 상황을 그린 그의 작품 "마을"은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집들의 평면적으로 구성과 마른붓질을 통해 팍팍한 서민들의 삶을 체감하게 하였다.구체적인 현실 모습을 절제된 감정으로 그렸다. 전민조(1944~)는 1960년대 후반 도시와 사람은 항상 변화하기 때문에 역사를 말해 준다고 생각하여 그것을 주제로 삼고 보도 사진계 30년간 활동하며 다양한 삶의 현장과 순간들을 포착하여 보도사진을 남겼다. 김정헌(1946~)은 1979년 "현실과 발언"을 창립하고 1985년 민족미술협의회 결성에 주도적 인물로 활동하면서 민중미술 대표주자로 발돋움하였다.1980년대 초반부터 일상생활에 쉽게 접할수 있는 문물,도시화,분단 조국의 상황을 주요소재로 다루다가 1980년대 후반 이후에는 노동자,땅,흙,농민,자연등의 소재를 민중의 삶과 연결시키며 현실 비판적이고 풍자적인 작업을 지속적으로 실천하였다."럭키모노륨"은 도시 풍요를 상징하는 아파트 바닥재인 럭키모노륨 광고를 차용하였다. 정교하게 묘사된 거실과 화려한 색체의 모노륨 바닥과는 대조적으로 하단에 논바닥에 모를 심고 있는 농부를 투박하고 거칠게 채색하였다. 이분법적 구도를 사용하여 도시와 농촌의 불균등한 발전과 소비와 생산 불일치의 사회문제를 부각시키고 도시화의 풍요로운 삶 가져다 줄것이라는 환상을 풍자하고 있었다. 신학철(1943~)은 1980년대 초반 민중미술 진영에 합류하였다.그는 한국의 근현대사를 미시적으로 바라 보면서 개인의 고통과 마주하고자 하였고 관념적이 아닌 구체적인 실체로서 민족의 수난사를 다루고자하였다.이를 위해 포토몽타주 기법을 주로 사용하여 역사적 사건들의 사진을 직접 사용하면서 사진이 갖는 리얼리즘을 보다 극대화 시켰다. "변신 시리즈"는 1970년대 후반부터 작업한 주제로 경제 성장과 함께 산업화가 가속되면서 물질주의와 소비문화에 지배 당하는 현대인 모습을 풍자적으로 표현한 작품이였다. 대중 소비문화 속에서 외래문화는 쉽게 일상에 파고드는데 보이지 않는 전쟁을 시각화함으로 써 보는 이의 경각심 일깨워 주고 있었다."상황812"는 다양한 도상들의 결합이 하나의 형체를 이루는 표현이 그의 중요한 근간이 되는 것으로 다양한 문제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충돌하는 이러한 광경이 현실 그 자체라고 역설하였다.둘째 도시인 주제로 1980년대 예술가들은 도시인으로서 정체성을 형성하고 도시적인 미각으로 작품을 그려냈다. 서용선과 이흥덕은 급속한 도시 개발 과정에서 소외된 현대인의 불안을 담았고 박인철,오치균,전수천은 모두 유학생활 중에 제작하여 낯선 타지에서 느낀 소외,고독,불안과 같은 내밀한 감정 그대로 표출하였다. 도시를 자신의 활동무대로 인식하거나 도시 풍경으로 영감을 받은 작가도 존재하였는데 오경환은 화병 탁자와 같은 일상적인 사물들을 도시의 기하학적인 미감을 빌려 그려 냈다. 정강자는 도시의 수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여성으로서 자신의 모습을 당당하게 드러내고 정체성 확립하고자 하였다.이흥덕(1953~)은 도시 사회 일상적 장소를 통해 현대인의 삶의 모습과 그안에 내재한 욕망,불안,상처와 같은 이면을 풍자적으로 표현하였다. 도시속에 우리 삶은 상대적인 관계속에서 모두 연결되어 모두 다양한 관계로 엮이게 되고 이러한 관계는 물리적이고 구조적인 폭력과 불안을 낳는다. "잠자는 도시의 정오 사이렌"는 여러 시각적 장치로 도시 긴장감과 불안을 표현하였다.서용선(1951~)은 1980년대 초반 소나무 시리즈인 자연소제로 그렸던 그는 1980년대 중반부터 역사화와 도시인 시리즈를 그렸다. "인물"은 질곡의 역사속에서 억압당하며 고뇌하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거리 작품은 도시 개발에서 소외된 현대인의 불안이 담겨 있다.과도한 색채와 붓놀림을 강조한 표현주의 기법을 사용하여 밀집된 현대 도시건축 공간속에서 억압된 사람들의 내면세계를 담아냈다.전수천 (1947~2018)은 회화,조각,설치,사진,영상,퍼포먼스,대형 프로젝트 등 다방면으로 작업 영역을 확장해왔다. 그의 키워드는 시간과 인간으로 인류의 보편적인 근원을 탐구하고 현실을 통찰하고자 역사적 시공간 속에 자리하고 있는 인간을 주목하였다."빛의 소멸"은 일식 혹은 월식인 이클립스가 원제로 태양을 가린 달의 전면에 등장하는 인간상은 소용돌이처럼 격렬하게 휘몰아치는 자연에 둘러싸여 어딘가를 응시하는 모습이다.붉은 빛과 어두운 빛의 강렬한 대비를 이루는 공간속에서 인물은 개기 일식이 일어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 타는 듯한 붉은빛을 그대로 얼굴에 비추고 있다. 대자연의 불가항력적인 섭리속에 서 있는 인간은 담담히 그 상황에 순응하며 자신의 실존를 마주하고 있다.박인철(1953~)은 오래전부터 독일에 거주했던 작가로 국내 활동이 거의 없었다.초기에는 표현주의적 회화가 다수 발견되는데 거친 붓질과 어두운 색채로 그려진 인물들은 그의 실존주의적 태도를 대변하고 있다. "독일의 밤"은 색채와 화면구도,거친 붓질 등에서 독일 표현주의로 부터의 영향 볼수 있다. 붉은 얼굴의 남성과 뒤쪽의 기울어진 벽돌색 건물, 강렬한 노랑색 배경과 대조를 이루는 검은 개의 형상은 매우 고독하고 위태로워 보인다. 정면을 응시하지 못하고 곁눈질하는 인물의 표정에서 방황하는 자의식과 불안을 읽을수 있다. 유럽에서 동양인으로 살아가는 작가의 감정을 대변하는 것으로 작가가 표현한 고독,불안,방황의 감정들은 정주민으로 살아가기 어려운 현대인들에게 공감대를 얻고 있다.오치균(1956~)은 뉴욕 유학시절인 1980년대는 인물을 소재로 하여 억눌린 현실속에서 폭발하기 직전 감정을 응축된 표현주의 작품을 제작하였고 귀국후 1991년 개인전으로 호평 받은 후 풍경 소재로 작품들 선보이기 시작하였다. 그는 붓이 아닌 손으로 물감을 찍어 발라 작업하는데 이러한 촉각적인 작업방식은 그가 그리는 소재들이 모두 자신의 경험에 근거한 것을 증명하고 있다."인체 시리즈"은 유학중 경제적 어려움 시기에 제작하였는데 그는 아내에게 자신의 누드를 찍게한 후 그것을 재해석한 형상을 캔버스에 담았다.어두운 방안에 웅크린 나체의 인물에는 낯선곳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두려움,불안,좌절,감정이 투영되고 바닥으로 흐르는 아크릴 물감은 고된 생활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작가의 상황과 심리를 시적으로 암시하고 있다. 오경환(1949~)은 한국 공공미술 1세대 작가로 캔퍼스 안팍을 넘나드는 작업에서 화면의 견고한 균형과 건축적 구조를 중시하였다. 1970년대 파리시절 제작한 다색목판화 거리시리즈에서 그는 대도시 생활의 정서를 대담한 색면구성의 대비와 동양적 필선을 결합하여 표현하였다. 이시기에 나타난 생략과 과장, 데꾸파주기법에 이어 1990년대 말부터 모자이크와 회화기법의 결합으로 풍부한 회화성을 표현하였다."정물"은 평면안에서 강렬한 색채와 해체된 원근법,거친 선과 두터운 질감 등 여러 회화요소들이 충돌하면서 이루고 있는 균형을 보여 준다. 신표현주의적인 원색들과 동양적 필선이 자유롭게 결합되고 원근법에 의한 자연주의적 재현을 배제하고 오히려 추상에 가깝게 대상을 생략하거나 과장하였다.이러한 회화 특징으로 도시의 세련미와 고독한 도시의 밤을 떠올리게 하였다. 정강자(1942~2017)는 1960~70년대 미술집단 신전과 제4집단에 속하여 활동하면서 퍼포먼스 해프닝 등 다양한 실험적 방식으로 사회적 발언을 하였다. 특히 자신의 신체를 이용한 작품을 통하여 기성 체제에 도전하고 여성의 몸에 대한 문제의식을 표출하였다.하지만 전위예술에 대한 당국의 감시가 심해지면서 1970년 첫번째 개인전 무체전이 강제 철거되는 등 작품 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명동"은 중앙에 상반신을 탈의한 작가가 화구를 들고 당당한 표정과 자세로 번화한 명동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명동은 정강자가 주요 활동하며 다른 작가들과 교류했던 중요한 위치를 지니는 장소로 작가는 사회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주체적으로 확립하고자 하는 의지를 표현하고 있었다.세째 도시를 넘어-생명의 근원 주제로 민중미술 진영 작가들은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까지 도시 문제와 농촌 파탄 현실을 고발하는 데 집중하였는데 1980년대 후반에 이르면 농촌 문화를 민중의 정체성으로 파악하게 되면서 농촌과 자연이 지니는 생명력을 표현하게 되었다. 민정기는 1980년대 후반부터 산수풍경에 주목하여 직접 자연속을 걸어다니며 조선시대 산수화와 고지도를 새롭게 재해석한 풍경화를 제작하였다. 김정헌은 농민과 땅이 지닌 고결한 힘을 담담하게 표현하였고 심정수는 그동안 지속해왔던 인체 조각양식에 변화를 주어 인간을 자연의 일부로 바라보는 시각을 드러냈다. 민중미술 계열에 속하지 않았던 이 시기 작가들도 자연의 생명력을 통해 강인한 민중의 역사를 표현했는데 권순철과 이상국은 각각 산과 나무를 주제로 삼았다. 김호득은 동양화 매체로 폭포가 지닌 힘을 표현하였다. 심정수(1942~)는 조각작품은 주제와 재료,형식까지도 매우 다양한 양상을 보여 왔다. 그의 작업세계를 관통하는 것은 생명력에 대한것으로 아카데미즘에서 벗어나 원하는 표현에 따라 모든 가능한 수단을 활용하였다.그는 1980년대 "현실과 발언"의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민간 신앙과 샤머니즘 농민들의 삶과 같은 한국적 조형의 본질을 탐구하였고 1990년대로 접어들면서 그의 관심은 자연으로 옮겨 갔다."일어서는 여인"조각작품은 여인의 신체를 마치 나무가지가 뻗은 모양처럼 형상화하였고 소나무 껍질 같은 질감으로 거칠게 인체를 표현하여 자연과 인간을 동일시 하였다.인간은 자연을 통해 일부라는 사실을 직시하게 한다.이상국은 "나무(1991년)"는 구불 구불 엉킨 나뭇가지들이 함께 모여 이룬 단단한 나무둘레는 오랜기간 동안 인고 세월을 겪어온 자연을 상기시킨다. 높은 나무를 아래에서부터 우러러 보는 화면 구성은 동양 전통화법인 고원법을 운용한것으로 동양화를 전공했던 작가의 소양이 서양화로 전환한 후에도 나타나고 있다. 뒤틀린 모습의 상처투성이인 나무를 통해 민중의 아픔과 상처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려 했는데 오랜 세월 멈추지 않고 하늘을 향해 치솟은 나무의 형상과 터져 나오는 기는 역사의 흔적을 간직한 자연주의적인 추상의 진수를 보여준다. 권순철(1944~)은 리얼리즘이 경향 작품을 제작하면서 거친 붓칠,두꺼운 마티에르,뭉개진 형상, 탁한 색조를 통해 표현적인 측면을 강조한다. 산과 얼굴,넋을 작품의 소재로 삼아 삶의 애환을 표현했는데 이 세가지 주제는 초기 작업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용마산"은 서울과 경기도 경계를 짓는 아차산 줄기의 가장 높은 봉우리로 그가 선화예고를 출강하면서 매일 바라보던 곳이었다. 오랜기간에 걸쳐 그려진 용마산은 아름답고 웅장한 산세보다는 산의 어딘가에 여전히 남아있을 역사의 상흔을 보여 주고 있다. 커다란 상흔을 간직한 채 묵묵히 시대를 지나온 산은 한국 근현대사를 몸소 겪으며 꿋꿋하게 살아온 민중의 메타포이기도 하다.김호득(1950~)은 동양화를 현대적으로 실험해 왔다. 초기에 해당하는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작품은 산, 폭포,꽃,계곡 등 전통적인 수묵산수의 소재와 형상을 공유하지만 작가의 역동적인 몸짓을 상상하게 만드는 거칫 붓 놀림의 흔적들은 사의,사실의 구분을 무색하게 만든다. 실겨에 바탕을 둔 관념,관념을 품고 있는 실경사이를 오가며 거친 붓놀림 만큼 기존 수묵 산수화에 대한 강한 반발과 대결의지를 엿볼수 있는 필묵의 실험을 보여주고 있다. "폭포"는 김호득의 작품의 대표적인 소재로 운필의 생생한 자취와 에너지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위에서 아래로 내리 그은 몇 개의 굵은 먹 선만으로 폭포를 묘사하고 있으며 특히 폭포 양 옆의 암벽에 그어진 농묵이 물살의 속력을 체감케 한다.김정헌의 "땅 미륵(1992년)"은 땅과 더불어 살아가는 농촌영인을 중생을 구제하는 미륵보살에 비유하여 그린것으로 제목이 암시하듯 이 땅 미륵 여인은 서로 동일한 존재로서 그려지고 있다. 전작들에 등장한 농촌여인이 마을의 오랜 전통과 역사를 상징하는 존재로 여겨졌다는 점을 감안할때 이작품에 등장하는 여인은 이상적인 존재로 그려져 그 의미가 확장되었음을 확인할수 있다. 그는 흙을 순수한 생명이 만들어지는 원천으로 여기며 땅과 흙이 통합된 세게를 꿈꾸었는데 질긴 생명력을 상징하는 질경이 옆에서 또 다른 생명을 심고 있는 여성은 강렬한 생명의 메타포 그 자체로서 그의 이상적인 세계관을 실현시키는 도상으로 등장한다. 비록 땅은 인간이 소유하고 지배하는 과정에서 온갖 갈등과 반목의 씨앗이기도 했지만 그에게 있어서 땅은 민중을 지켜주는 존재이자 지켜나가야 할 대상이다.민정기(1949~)"현실과 발언" 창립 멤버로 1980년대 도시의 풍경과 대중의 삶 드러나는 사회적 모순에 주목한 민중미술 대표적인 작가이다. 1980년대 후반 서울에서 양평으로 거주지를 옮긴 그는 산수풍경에 주목하여 조선시대 산수화의 구성방식과 고지도 제작방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풍경화를 꾸준히 제작하였다. "오대산 오대도"는 조선중기 산수화 의 부감법과 고지도의 조감법의 구도를 적용하여 오대산을 그린것이다. 푸른색 산줄기는 산의 정기를 그 사이를 흐르는 흰색의 물줄기는 오대산의 기운 생동하는 근원을 힘찬 필치로 시각화하였다.실제 장소를 답사하여 그린 산수풍경은 직접 찾아가면 산과 물뿐만 아니라 사람 역사 설화등 을 들여다 볼수 있다는 작가의 언급처럼 가시적인 대상 뿐 아니라 비가시적인 세계를 담아내고 있다.
도시화 이면)
도시를 넘어-생명의 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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